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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프」

계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작년 봄부터 포커(=텍사스 홀덤)에 관심이 생겼다. 평소 한 분야에 꽂히면 깊게 파고들기보다 넓게 훑는 편인데, 이번에도 비슷했다. 진지하게 실력을 쌓기 위한 공부보다는 관련 콘텐츠나 트리비아를 탐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은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포커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접하며 자연스럽게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나는 타인과 경쟁하는 대인(PVP) 게임보다는, 혼자서 탑을 쌓아 올리는 류의 게임에 더 익숙했다. 승부욕은 강했지만, 그것을 전략적 수 싸움보다는 순수한 피지컬이나 노력으로 극복 가능한 스포츠의 영역에서 해소해 왔다. 즉, 나는 확률과 불확실성이 개입하는 게임보다는, 내 능력과 투입한 시간만큼 정직하게..

TIL 2026.01.05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

이 책은 오스트리아 학파, 특히 하이에크의 관점을 중심으로 화폐의 본질과 비트코인의 의의를 논한다. 우선, 저자는 화폐를 교환 매개, 가치 저장 수단, 가치 척도로 정의한다. 이때, 화폐의 역량을 가늠하는 핵심은 판매 가능성이다. 이는 가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에 판매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원시적인 물물교환 시스템에서는 규모와 공간, 시간에 따른 욕망 불일치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테면 신발을 매개로 집을 사거나, 신발 한 켤레를 사기 위해 집을 쪼개어 지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만약 집이 화폐라면 지불을 위해 남에게 전달하기도 어려울 것이다(공간과 규모의 문제).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의 문제이다. 사과를 차곡차곡 모아 자동차를 살 수 있을까? 사과는 시간이 지나면 썩기에 가치를 온전히 ..

TIL 2025.12.10

영화관 비즈니스에 대한 메모

OTT 산업의 급성장, 팬데믹 이후 지속적인 관람료 인상, 매력적인 킬러 콘텐츠 부재로 인해 영화관 산업은 장기적인 침체기에 직면해 있다. 영화관 운영은 초기 투자 비용(인테리어, 장비) 및 임차료 등 높은 고정비를 낮은 변동비로 운영하는 구조이다. 따라서 '얼마나 많은 관객을 유치하느냐'에 전적으로 수익성이 달려있다. 그러나 주력 상품인 영화 상영은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 수익을 배급사와 분배해야 하기에 마진율이 낮다. 실질적인 이익은 오히려 식음료 판매 및 특별관 운영(Screen X 등), 독점 콘텐츠 상영(아티스트 콘서트 실황 등)에서 발생한다. 영진위 통계를 살펴 본 결과, 일반적으로 영화 소비자는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을 경우, 그것을 몰입해서 보기 위해 영화관에 방문한..

TIL 2025.11.03

연기 방법론에 대한 메모

로버트 드 니로와 스트라스버그의 메소드로버트 드 니로는 배우로서 단순히 인물을 재현하거나 역할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으로 인물을 창조하고, 끊임없는 연구로 역할을 흡수한다. 초기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은 배우의 정서적 기억을 활용하는 방법론을 제시했고, 이를 미국으로 들여온 리 스트라스버그는 자신만의 메소드 연기법을 정립하여 경험을 통한 인물 구축을 강조했다. 드 니로는 스트라스버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를 연기할 때에는 촬영 전 직접 몇 개월 간 택시 운전을 하면서 다양한 기억을 축적했고, 그것을 연기에 투영시켰다. 그러나 여기서 경험이란 단지 직업적인 경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삶에서 느꼈던 모든 정서적 기억과 간접적 영향을 포괄하는 것이다. 드 니로는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는 경험..

TIL 2025.10.31

「팔란티어 시대가 온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DL이앤씨, KT 등 여러 기업에서 팔란티어 도입을 경험한 현직자 변우철 KT P-tech본부장이 직접 쓴 팔란티어에 대한 책이다. 팔란티어 솔루션 전반에 대해 새롭게 배운 내용들을 정리해 봤다. 온톨로지와 파운드리팔란티어의 핵심으로 꼽히는 것은 온톨로지이다. 온톨로지는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디지털 공간에 재구성하는, 일종의 디지털 트윈이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존재하는 개체 간의 관계성과 의미, 기능을 모두 디지털 공간에 구현하는 '객체 중심의 의미론적 구조화'이다. 이는 곧 '문제 정의 방식 자체를 디지털 언어로 재정의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 데이터를 하나의 의미론적 실체로 추상화하고 관계를 모델링함으로써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는 능력을 ..

TIL 2025.10.25

「기술공화국 선언」

팔란티어 창업자이자 현 CEO 알렉스 카프가 현대 사회, 특히 미국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설적으로 쓴 책이다. 빅테크 창업자가 기술이나 비즈니스에 대해서 쓴 글은 많지만, 정치나 철학에 대해 쓴 글은 많지 않다. 써봤자 손해일 확률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팔란티어는 그 자체로 정치적인 기업이고, 카프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유감없이 제시한다.다음은 책에 대한 전반적인 요약이다.알렉스 카프는 이 책에서 1900년대 중반 미국의 발전을 견인했던 ‘기술공화국’ 정신의 재건을 주장한다. 미국이 민간 기술 산업과 정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시 한번 거대한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카프에 따르면, 미국의 초기 정치가들은 과학자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과학이 지금처럼 분업화되지 않았고 신생 ..

TIL 2025.10.24

「먼저 온 미래」

이 책은 소설가 장강명이 쓴 르포타주(르포)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국' 이후, 바둑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꼼꼼한 취재와 여러 사람의 인터뷰로 정리한 글이다. 바둑계에 몸담은 사람들은 AI가 인간을 넘어선 미래를 먼저 경험했다. 먹고사는 문제 외에는 모든 게 무용하다고들 하지만, 실은 전부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축구도 '그깟 공놀이'지만, 그 공놀이 때문에 전쟁도 죽음도 불사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바둑도 마찬가지였다. 바둑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바둑이 그깟 돌놀이가 아니라 인생이고 예술이었던 것이다. 왜 과거형으로 썼냐면, 알파고 이후로 바둑이 아주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바둑의 매력은 어마어마한 경우의 수에서 비롯한 복잡성과 심오함에, 바둑 기사의 위엄은 그것을 직관과 계산으로 ..

TIL 2025.10.15

「블루오션 시프트」 7장: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이해한다

7장: 현재 상황을 분명히 이해한다블루오션 시프트에 착수할 때, 현재의 전략적 상황에 대한 분명한 그림을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때, 이 그림은 명확한 전략에 대한 것이어야 하며, 이 그림이 존재할 경우 모든 사람이 같은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이 현재의 전략적 상황에 동의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할 때, 진정한 협력과 의지의 고취가 가능해지다. 이를 위한 진단 도구가 전략 캔버스이다. 전략 캔버스는 조직이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경쟁사의 제품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묘사하는 한 페이지의 시각적 분석 자료이다. 이는 경쟁 요소, 이 요소들로 구매자가 얻는 수준, 자사와 경쟁사의 전략 프로파일(조직의 상대적 위치), 원가 구조를 명료하게 전달한다. 현재(as-is)의 전략 캔버스는 자사와 경쟁..

TIL 2025.10.15

「블루오션 시프트」 5~6장: 시작한다

5장: 시작하기에 적절한 곳을 선정한다블루오션 전략은 과제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신생 기업이나 하나의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적절한 범위를 한정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큰 기업일수록 범위의 선택은 어렵다. 이를 돕기 위한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도구가 바로 개척자-이주자-안주자 지도(PMS 지도)이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들은 조직이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평가하기 위해 시장점유율과 산업 매력도를 활용하지만, 이는 과거의 성과를 반영하는 지행 지표로서 그때까지 쌓아온 명성에 불과한 것이다. 지금 당장 두 지표가 좋다는 것 만으로 미래의 성공을 예측할 수는 없다. PMS 지도는 범위 설정의 지표를 '가치'와 '혁신'으로 대체하여, 구매자들에게 얼마나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하..

TIL 2025.09.26

「블루오션 시프트」 3~4장

3장: 블루오션 전략가들의 사고방식블루오션 전략가들은 다른 종류의 질문을 품게 만드는 관점을 받아들임으로써 오랫동안 유지되어온 가정 이면의 오류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게 설정한 인위적인 경계를 인식한다. 자선단체는 일종의 비영리 B2C 업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산업의 경계에서 업체들은 부자에게 죄책감을 유발함으로써 기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코믹릴리프는 모든 사람이 기부를 위해 즐거운 일을 하게 만들었다. 이른바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이 산업의 문제를 재정의했으며, 즐거운 이벤트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면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차별화를 이루어냈다. 세일즈포스는 웹으로 접속해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CRM 솔루션을 개발했다. 고객들은 영구 라이센스가 아닌 월 구독료 정책을 통해 총비용을 90퍼..

TIL 2025.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