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는 경제인이 객관적 사실을 모르거나 상대방의 행위도 관찰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비대칭정보란 경제행위의 양 당사자 중에 한쪽은 은 객관적 사실을 알고 있거나 상대방의 행위를 관찰할 수 있지만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비대칭정보는 무엇에 관한 정보가 결여되어 있는가를 기준으로 '감춰진 행동'과 '감춰진 유형'으로 나눌 수 있고, 전자를 불완전정보, 후자를 미비정보라 부른다. 감춰진 행동이란 두 거래당사자들의 효용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자의 행동을 오직 그 자신만이 관찰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 감춰진 행동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보보유자는 정보비보유자를 착취할 수 있고, 이를 도덕적 해이라 부른다. 감춰진 유형에서 정보보유자가 정보비보유자를 착취하는 것은 역선택이라 한다. 역선택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정보보유자가 정보비보유자에게 발송하는 신호와 정보비보유자가 기제를 설계해 정보보유자를 추려내는 선별이 있다.
1. 자동차 품질보증과 비싼 광고
중고차시장에서 판매자는 자신이 매물로 내놓은 차의 품질을 알고 있으나 구매자는 이를 알지 못한다. 중고차의 시장가격은 평균 품질 수준으로 결정되는데, 이때 이득을 볼 수 있는 판매자는 오직 평균 이하의 저질 차량을 보유한 판매자들 뿐이다. 그러다 보면 가격은 더 낮아지고, 매물로 나오는 차량의 품질도 더욱 저하될 것이다.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며 시장실패가 초래된다.
그러나 현실세계의 중고차시자에서 저품질의 차량만 거래되는 것은 아니다. 구매자들이 비대칭정보로 인해 발생하는 역선택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하기 때문이다. 구매자는 전문대리인에게 수수료를 지불해 차를 검사하도록 하거나, 좋은 차를 선별하고자 노력한다. 품질보증으로 대표되는 판매자 측의 신호방식도 하나의 예시다. 광고 또한 판매자의 신호일 수 있는데,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없더라도 기업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았다는 것 자체가 품질에 대한 신호 발송 행위인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광고의 내용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함의를 보여준다. 비슷한 백락에서 평판이나 브랜드 가치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도 역선택을 막기 위한 판매자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2. 학력 인플레이션의 순기능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기업은 개별 진로자의 생산성을 알 수 없다. 이때 기업은 근로자들의 평균생산성을 기준으로 임금을 정하는데, 이는 생산성이 평균 이하인 저생산성 노동자만을 유인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이윤을 보기 위해서는 임금을 더욱 낮춰야 하고, 결국 저생산성 노동자들만 회사에 취직해 낮은 임금을 받고, 고생산성 노동자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사업을 한다. 이러한 자원배분은 사회 전체의 평균 생산성보다 낮기에 비효율적이다.
고생산성 노동자는 높은 임금을 지불받기 위해 자신의 생산성을 입증하려 할 것이고, 교육 수준 혹은 성적 등이 그 방법이 될 것이다. 이때 고생산성 노동자는 주어진 수준의 교육을 받는데 드는 비용이 저생산성 노동자보다 적고, 이 가정은 단일교차조건 혹은 스펜스-멀리스 조건이라 불린다. 동일한 수준의 교육을 받는 데 드는 비용은 생산성이 높을수록 더 작다는 것이다.
기업이 개별 노동자의 생산성을 정확히 아는 완비정보하에서 기업주는 고생산성 노동자에게는 높은 임금을, 저생산성 노동자에게는 낮은 임금을 지불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낭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개별 노동자의 생산성에 관해 노동자와 기업주간에 비대칭정보가 존재하는 경우, 분리균형은 다음과 같다. 고생산성 노동자는 생산성을 입증하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고, 저생산성 노동자는 고졸로 남는다. 기업주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은 노동자는 고생산성 유형으로 간주하여 높은 임금을 지불하고, 고졸 노동자에게는 낮은 임금을 지불한다. 이 경우, 완비정보하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사회적 해악을 낳는데, 모형상으로는 교육이 개별노동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키지 못하지만 교육대상자들은 교육 이수를 위해 일정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무가치한 것에 대해 지나친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상의 게임에서 다른 유형의 노동자는 다른 교육수준을 선택하는 분리전략을 상정했지만, 모두가 똑같은 교육 수준을 선택하고 똑같은 임금을 받는 공용균형이 존재할 수 있다. 만약 고생산성 노동자의 비율이 충분히 높다면 공용균형은 존재한다.
노동시장 신호게임에는 수많은 분리균형이 존재하며, 고생산성 노동자가 충분히 많거나 그들의 유보임금(다른 일로 벌어들일 임금의 크기)이 충분히 낮을 경우 수많은 공용균형도 존재할 수 있다. 완전베이즈균형은 비균형 경로에서 경기자들이 갖는 신념이 직관적이어야 한다는 제약조건을 더함으로써, 즉 직관적 기준과 전진귀납법의 개념을 제공하여 정제해 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직관적 기준을 만족하는 유일한 완전베이즈균형은 단 하나로, 고생산성 노동자가 저생산성 노동자가 따라 할 수 없는 교육 수준 중 가장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능한 것을 택하고, 기업주는 이를 기준으로 임금을 구분하는 분리전략이다.
3. 금융시장의 역선택, 신용할당 및 재무구조
기업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금융기관은 개별기업의 신용도를 알 수 없으므로 평균적인 신용도를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정하지만, 이 경우 부도율이 높은 기업만이 대출을 받으려 할 것이고, 금융기관은 낮은 회수가능성으로 인해 대출금리를 더욱 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이전에 대출을 희망하던 기업들을 구축하는 것이고, 결국 이 같은 악순환은 최악의 기업들만이 높은 금리로 대출을 희망하게 되는 시장실패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은 대부자금이 얼어붙는 신용경색을 불러오며, 이는 사회적으로 큰 손실이다. 또한, 금융시장에 역선택이 존재할 경우 금융기관은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안전기업을 선별하여 적당한 이자를 받는데 집중하고, 이는 위험성이 높은 기업이 대출을 받지 못하게끔 만드는 신용할당 현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4. 다양한 보험상품과 소비자 선택
보험은 위험을 분산하는 합리적 행위이다. 경제주체는 그의 위험회피도가 클수록 보험료가 보상금이나 사고확률에 비해 높아도 보험에 가입하려는 동기가 강하다. 또한 사고를 낼 확률이 높은 경제주체는 위험회피도가 작더라도 보험에 가입할 유인이 크다. 대체로 피보험자는 보험회사보다 자신의 건강이나 화재발생확률 등에 대해 더 우월한 정보를 갖고 있으므로, 중고차 사례와 유사하게 상대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나 화재발생확률이 높은 빌딩 등 열등한 유형만이 보험에 가입할 유인을 가진다. 따라서 보험시장에는 열등한 유형의 피보험자만이 잔류하게 되며, 보험회사 역시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도 손해를 보지 않을 만큼 열악한 보험조건을 제시한다. 이러한 악순환은 우월한 유형의 피보험자로부터 보험가입의 동기를 박탈하며 시장실패는 자기실현적 현상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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