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방법론에 대한 메모
로버트 드 니로와 스트라스버그의 메소드
로버트 드 니로는 배우로서 단순히 인물을 재현하거나 역할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으로 인물을 창조하고, 끊임없는 연구로 역할을 흡수한다. 초기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은 배우의 정서적 기억을 활용하는 방법론을 제시했고, 이를 미국으로 들여온 리 스트라스버그는 자신만의 메소드 연기법을 정립하여 경험을 통한 인물 구축을 강조했다. 드 니로는 스트라스버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택시 드라이버>를 연기할 때에는 촬영 전 직접 몇 개월 간 택시 운전을 하면서 다양한 기억을 축적했고, 그것을 연기에 투영시켰다. 그러나 여기서 경험이란 단지 직업적인 경험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삶에서 느꼈던 모든 정서적 기억과 간접적 영향을 포괄하는 것이다. 드 니로는 자신에게 존재하지 않는 경험은 세밀한 관찰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도 했다. <사랑의 기적>에서 기면성 환자를 연기할 때에는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환자를 관찰했다고 한다. <대부 Ⅱ>에서 비토 꼴레오네를 연기하기 위해 시칠리에 머물며 그 지역 사람들을 관찰했던 것 역시 그 예이다. 드 니로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가 아닌 행동을 하기 위해, 인물에 대한 깊은 탐구와 관찰을 진행하며 언제나 자신만의 인물을 창조해냈다.
말론 브란도와 스텔라 애들러의 메소드
말론 브란도는 스스로를 스텔라 애들러의 제자라 말했다. 스트라스버그가 스타니슬랍스키의 초기 방법론인 '정서 기억'을 계승했다면, 스텔라 애들러는 후기의 '신체적 행동법'을 수용했다. 전자의 메소드에서 배우는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반면, 후자에서 배우는 인물을 먼저 구축한 뒤 그 인물로 접근하여 케릭터로 존재하는 것이다. 애들러는 본래 스트라스버그와 견해를 함께 했지만, 사적 경험을 통해 감정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배우에게 불필요하거나 부담이 되기도 한다는 점을 관찰한 뒤 파리에서 직접 스타니슬랍스키를 만나 그의 후기 방법론을 사사받았고, 이를 통해 자신만의 메소드를 정립했다. 애들러는 배우의 연기란 텍스트를 포함하는 모든 주어진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 기반으로, 순수한 상상력을 통해 인물과 그 내적 동기를 창조하여, 자연스러운 신체적 행동을 언어로서 발화하고, 이러한 합목적적 행위에서 자연스레 감정을 발견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대부>의 오프닝 신에서 보여지는 말론 브란도의 연기가 이에 대한 좋은 예시이다. 브란도는 대본을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주어진 상황을 이해했고, 직접 마피아 패밀리를 만나며 주어진 상황을 체험했다. 여기에 상상력을 더하여, 힘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진 비토 꼴레오네를 창조해냈다. 그가 고양이를 쓰다듬는 장면은 사실 대본에 없었는데, 이것이 양면성을 보여주기 위한 그의 창조적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브란도는 정서 기억이 아닌 철저한 분석과 상상을 통해 인물을 창조해냈다.
참고문헌
신현주, 한정수,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의 인물 창조에 관한 연구」, 『연기예술연구』 15/(2019).
정서빈, 「스텔라 애들러(Stella Adler)의 연기법을 활용한 영화 연기 적용사례 연구 - 배우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의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영화 <대부>를 중심으로 -」,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