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시대가 온다」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DL이앤씨, KT 등 여러 기업에서 팔란티어 도입을 경험한 현직자 변우철 KT P-tech본부장이 직접 쓴 팔란티어에 대한 책이다. 팔란티어 솔루션 전반에 대해 새롭게 배운 내용들을 정리해 봤다.
온톨로지와 파운드리

팔란티어의 핵심으로 꼽히는 것은 온톨로지이다. 온톨로지는 현실 세계의 복잡한 문제를 디지털 공간에 재구성하는, 일종의 디지털 트윈이라 할 수 있다.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존재하는 개체 간의 관계성과 의미, 기능을 모두 디지털 공간에 구현하는 '객체 중심의 의미론적 구조화'이다. 이는 곧 '문제 정의 방식 자체를 디지털 언어로 재정의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는데, 데이터를 하나의 의미론적 실체로 추상화하고 관계를 모델링함으로써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는 능력을 내재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온톨로지에서는 의사결정의 기준으로서 로직이 존재한다. 예측 모델이나 최적화 알고리즘, 클러스트링 등의 지능형 모델들이 이에 포함되는데, 온톨로지의 객체와 긴밀히 연결되어 특정 조건이나 패턴이 드러날 때 자동으로 실행되는 것이다. 이때 로직은 액션과 워크플로의 판단 기준으로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 결과가 새로이 객체에 입력되며 정교한 피드백 루프가 형성된다. 데이터, 로직, 액션이 온톨로지 레이어에 존재하는 세 가지 핵심 기능이며, 이렇게 일체화된 온톨로지 프레임워크가 팔란티어의 차별적 경쟁우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부터 정제, 결합, 분석, 시각화와 리포팅까지의 모든 과정을 파운드리 플랫폼 내에서 처리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파운드리 플랫폼은 다른 데이터 플랫폼에 비해 무엇이 우월할까?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하여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데이터를 원형의 파일 형태로 수집한다는 점은 모든 데이터 플랫폼이 동일하다. 그러나, 팔란티어는 수집된 데이터를 비즈니스 유저가 스스로 가공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 또한, 팔란티어에서는 단순 분석을 넘어 의사결정-실행-피드백까지 포괄하는 '운영 시스템'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즉, 특정 영역의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가 아닌, 문제 정의부터 실행까지의 전 과정을 포함하는 통합형 플랫폼인 것이다.
이런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기존의 ETL(extract: 원천 시스템에서 데이터 추출, transform: 목적에 맞게 데이터 정제, load: 타깃 시스템에 데이터 적재)와 다른 ELT 구조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파운드리 상에 적재된 데이터를 IT 부서의 도움 없이도 실제 사용자가 직접 재구성하거나 확장할 수 있으며, 데이터 추출부터 분석까지의 처리 속도와 업무 유연성, 실질적 활용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제 팔란티어 솔루션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보자. 미슐랭 레스토랑을 파운드리, 손님을 사용자라고 비유한다면, 우선 ELT 구조에서 각 재료의 구매와 적재이 이뤄질 것이다. 주방의 메인 쉐프 온톨로지는 재료에 의미를 부여하고, 레시피를 만들고, 각자의 역할을 지정하여 관계를 구성하고 기능과 의미를 부여한다. AIP라는 이름의 웨이터는 손님의 애매한 주문에서 의도를 알아듣고, 주방과의 소통을 통해 마침내 테이블로 음식을 전달한다.
팔란티어 솔루션의 도입 과정
팔란티어 파운드리의 도입은 어떤 과정으로 진행될까? 팔란티어의 엔지니어들은 스스로를 '문제 해결자'가 아닌, '문제 정의자'로 규정한다. 고객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해야 하며, 정의 과정 또한 데이터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다.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에서, 팔란티어 엔지니어는 다음의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1. What decision? 불분명한 현상이 아닌, 구체적인 의사결정 단위의 문제 구조화. '실제로 내려지는 핵심 의사결정은 무엇인가?
2. How much impact? 문제 해결 시의 효과 추정을 통한 우선순위 판단. '이 의사결정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3. Where data? 데이터의 가용성과 품질 확인, 실현 가능한 계획 수립. '이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가 무엇이고, 그것의 확보는 가능한가?'
또한, 밸류체인상에서 E2E로 연결되지 않는, 비어 있는 프로세스를 식별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TOC(theory of constraints, 제약 이론)에 따르면, 모든 조직은 가장 약한 고리만큼만 성과를 낼 수 있다. 따라서, 조직의 실행력을 저해하는 병목을 정의하고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정확히 정의하고 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비정형 업무를 정형 데이터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에는 업무의 공통 구조를 식별하고, 이를 통해 업무 별로 체계적인 분류 기준을 수립하고, 현장의 실태까지 파악하여 누락된 정보를 보완해야 한다. 이로써 산재된 데이터를 팔란티어에 통합하여 중앙집중형 DB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워크숍 앱 기반의 MVP 구성과 피드백, 개선으로 이어지는 애자일 방법론으로 초기 도입이 이뤄지면, 다음과 같은 성공 사례가 도출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건설기계산업이 멈춘 이후, D사에서는 매출 정상화를 위해 코로나에서 회복 중인 국가에는 수출을 재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글로벌 건설기계협회에서 제공하는 시장 수요 데이터에는 2개월의 시차가 존재하는 상황이었다. D사는 기존에 수출한 건설 기계의 TMS 데이터로 '일별 장비 가동 시간' 데이터를 수집했다. 장비 가동 추이와 글로벌 수요 데이터 간의 상관관계를 백테스트로 검증한 뒤, 팔란티어 솔루션을 통해 장비 가동률이 높은 국가의 수요 상승폭을 분석하여 프로모션 대상국을 선정했고, 그 결과 D사는 시장을 선제적으로 예측하며 선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팔란티어의 아키텍처 총괄 악샤이 크리슈나스와미는 데이터 중심 접근에서 프로세스 중심 접근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기존의 데이터 중심 접근 방식은 자동차의 계기판을 만드는 것과 같다. 주행에 대한 여러 유용한 정보가 나타나지만, 계기판은 본질적으로 후행 지표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판단과 행동은 전적으로 운전자의 몫이다. 이를테면, 전월의 안전사고 발생 현황을 통해서 다음 주에 사고가 날 확률이 가장 높은 공정을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팔란티어가 추구하는 프로세스 중심의 접근 방식은 내비게이션이나 자율주행 체계를 만드는 것과 같다. 단순히 현재의 위치만 보여주는 것(데이터)이 아니라, 최적의 경로를 제시(프로세스)하고, 실시간으로 경로를 수정(피드백)하기도 하며, 운전까지 수행(액션)하는 것이다. AI시대의 혁신은 기업의 핵심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지능화하는 것에 달려있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엔터프라이즈 계약을 통한 고정 금액제를 고수하고 있는 팔란티어의 현 가격 정책이 확장에 불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브랜드 철학과 차별성은 유지하되, 마치 애플이 아이폰SE를 내놨던 것처럼 진입장벽을 낮춰 더 많은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 제안한다. 그러나, 애플이 앱스토어 ios와 앱스토어라는 동일한 통합 플랫폼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팔란티어의 핵심 경쟁력은 고객과의 밀도 높은 협업을 통한 시스템 맞춤 설계이다. 그렇다면, KT의 사례처럼 파트너 생태계를 활용하는 식으로 나아가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에 더해, 공식 인증 체계의 도입을 통해 기능에 대한 숙련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하고 이를 데이터로 해석해낼 수 있는 문제 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팔란티어 시대가 온다 | 변우철 - 교보문고
팔란티어 시대가 온다 | 팔란티어는 AI 산업을 독점할 수 있을 것인가? 내부자의 시선으로 팔란티어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AI 전성시대가 펼쳐졌다. 빅테크 기업들은 GPU를 대량 구입하고, 데이터
product.kyobob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