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론: 전략과 정보의 경제학」 16장 - 주인-대리인 관계
1. 감춰진 행동과 도덕적 해이
주인-대리인 문제에서 발생하는 도덕적 해이는 다음의 세 가지 특징을 갖춘 현상으로 정의된다.
- 대리인의 행동이 대리인 자신의 효용은 물론 주인의 효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 주인은 대리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없고 대리인이 취한 행동의 결과 실현된 성과만을 관찰할 수 있다.
- 대리인이 이기적 동기에 따라 취하고자 하는 행동은 사회적 관점에서 비효율적이다.
도덕적 해이의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예를 들어,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기업에서 주주들은 주인이고 CEO는 대리인이다. 이때 CEO가 열심히 일하지 않고 자금만 축내면 CEO 자신의 효용은 높아지겠지만 주주들의 이익은 감소할 것이다. 그러나 주주는 회사 내부의 사정이나 경영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하기에 CEO의 이러한 도덕적 해이를 관찰하기 어렵다.
2. 단순 모형
가게 주인이 지배인을 고용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완전정보하에서 지배인의 성실성을 주인이 확실히 알 수 있을 경우, 주인은 대리인이 행동하는 대로 임금체계를 설계할 수 있고, 이는 대리인이 열심히 일할 유인을 제공한다. 대리인은 열심히 일하여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생산이 이루어지고, 이 경우 주인의 기대이윤은 극대화되기에 완전정보하에서 달성되는 자원배분은 사회적 최적이다. 불완전정보하에서 주인은 성과에 관계없이 고정급을 지급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배인은 태업을 할 동기를 갖게 된다.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때, 이를 해결하는 대푲적 방법은 유인계약의 설계다. 정보보유자의 행동은 관찰불가능하지만 성과는 관찰가능하므로, 성과에 근거한 보상체계를 설정함으로써 정보보유자의 노력을 유도할 수 있다. 즉, 성과급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 같은 경우 자원배분은 고정급 체계에서의 시장실패보다는 우월하지만 완전정보하의 최선책보다는 열등하므로, 차선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때 최선책과 차선책에서의 기업의 기대이윤의 차이는 곧 정보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정보비용이다.
3. 고정급이 성과급보다 우월한 경우
그러나 고정급이 성과급 체계보다 우월한 경우가 가능할 수 있다. 만약 대리인의 근무 태도가 회사의 수익이나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성과급 제도가 고정급 제도보다 열등할 수 있다. 이는 현실에서도 나타나는데, 벤처기업처럼 핵심 임직원의 역량이 회사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경우 스톡옵션을 포함한 성과급 유인계약을 과감히 도입하는 경향이 있지만, 개개인의 역량이 회사의 성과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전통 산업에서는 연공서열에 기반을 둔 고정급이 자주 관찰된다.
4. 경영자 보수의 실제
자본주의 기업에서 CEO 보상 체계는 크게 단기 보상과 장기 보상으로 나뉘는데, 급여, 상여금, 이익분배 등이 단기보상에 해당하고 스톡옵션은 대표적인 장기보상이다. 스톡옵션은 경영자에게 사전에 정해진 기간 내에 회사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제도인데, 이때 경영자의 지불 가격은 옵션 제공 당시의 시세와 비슷하게 결정되며, 이를 통해 경영자는 성공적인 경영에 대해서는 회사지분으로 보상받고, 실패에 대해서는 비용을 들이지 않을 수 있다. 스톡옵션은 전문경영인으로 하여금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도록 함으로써 대리인 문제를 줄이고 성과를 올리도록 유인을 제공하려는 목적을 갖는다. 이러한 효과를 유인일치효과라고 한다. 반면, 전문경영자가 상당한 지분을 소유하게 되어 오히려 회사를 사유화하거나 타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하려는 역기능이 나타날 때 이를 참호효과라 부른다. 마지막으로, 전문경영자로서라기 보다는 주주로서 수익성이 크더라도 위험이 따르는 의사결정을 피할 때 이를 위험회피효과라고 한다. 결국, 경영자 보수체계를 실적과 연동시킬 경우 실제 기업의 성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유인일치효과, 참호효과, 위험회피효과의 상호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경영자 보수와 실적 간의 관계를 연구한 수많은 실증연구들이 존재하나, 그 결과가 천차만별이기에 현재로서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