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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3」

Eric Ju 2025. 8. 25. 21:18

무엇이 역사를 움직이는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만화로 옮긴 책이다. 3권의 주제는 '무엇이 역사를 움직이는가?'이다.

1. 모든 것은 '우연'이다

첫 번째 가설은 '우연'. 역사의 모든 헤게모니는 필연이 아닌 우연의 산물이며, 역사의 진행은 예측 불가능한 카오스라는 것이다. 기후 변화는 카오스의 형태를 띠지만 변수를 많이 파악할수록 그 객관적 실체에 다가갈 수 있고 예측이 가능하다. 그러나, 역사는 마치 금융 시장과 마찬가지로 카오스에 대한 예측과 그에 따른 행동 자체가 또 다른 변수를 만들어 낸다. 즉, 역사의 진행 방향에 대한 완전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2. 역사는 '충돌'의 기록이다

두 번째 가설은 '충돌'이다. 역사 안에는 언제나 갈등이 있고, 승자가 역사를 이끌어나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가설은 인간의 독특한 정체성을 간과한다. 인간은 다른 생물종과 달리 물질이 아니라 상상과 믿음에 기반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그것은 언제나 변화할 수 있다. 침팬지와 고릴라가 다른 정체성을 가진다는 것은 그들이 지닌 DNA적 특성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고릴라는 침팬지의 사회 시스템을 채택할 수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인간 집단 각각의 정체성은 언제나 변화 가능하다. 한 문명에 대한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정의는 불가능하며, 집단 간의 충돌로만 역사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3. 역사는 '순환'한다

세 번째는 '순환'이다. 인간의 역사는 마치 사계절의 흐름처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굴레에 있다는 것이다.

4. 역사는 '통합'을 향해 나아간다

네 번째 가설은 '통합'을 말한다. 인간은 애초에 나(우리)에 대립하는 남을 상정했고, 그들을 배척했다. 이 관점에서 외부인은 곧 괴물이었다. 그러나, 인간이 보편적 인류를 생각할 수 있게 되면서, 즉 포용을 추구하면서 역사가 흐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 경제, 종교적 형태로 나타났다.

정치적 통합: 제국

그중에서도 '제국'이라는 아이디어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초의 제국을 이룬 메소포타미아의 사르곤 왕을 시작으로, 제국 문화는 전 세계에 전파되었다. 종교, 공산주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인권의 개념이 제국의 힘을 빌려 확산되었다. 이때 제국 문화는 지배국가만의 문화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피지배 국가의 문화도 흡수한 것이었다. 또한, 이 관점에서는 탈식민주의 역시 제국주의에 대한 근대 유럽의 보편적 거부로서, 일종의 제국주의적 유산일 수 있다. 역사는 선악의 문제가 아니며, 제국은 역사의 경로를 주도하고, 정체성을 조성하며, 인류의 역사를 통합으로 향하게 하는 열쇠라는 것이 이 가설의 골자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민족 간의 합의가 제국주의의 폭력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역은 제국주의로만 설명될 수 없지만, 분명 인류의 역사를 추동해 온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경제적 통합: 돈

이와 연결된 가설이 '돈'이다. 돈은 객관적 실체가 아니다. 주관적 존재이며, 보편적 교환수단이다. 상호 신뢰의 구축으로 작동하는 사회적 구성물이며, 이러한 특징이 돈의 보편적 전환성과 신뢰를 만든다. 이 가설은 돈에 대한 보편적 신뢰가 돈에 강력한 힘을 부여했고, 문화와 종교, 국경을 넘어 모든 인간을 하나의 경제 시스템으로 묶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에서 돈으로 교환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종교적 통합: 종교

'종교' 가설이 이를 설명한다. 태초의 종교는 애니미즘 형태로 자연을 숭배했다. 종교의 형태는 곧 유신론, 그중에서도 다신교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 시기에 접어들면서 신의 지위와 함께 인간의 지위도 상승했다. 이 시기 종교에는 하나의 중요한 특징이 존재한다. 최고의 힘이 인간과 세상의 일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를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신조차도 운명을 이기지 못하며, 여러 신은 제한된 힘을 가진다. 이러한 세계관에서는 여전히 타 종교에 대한 관용이 남아있다. 이 시기 로마에서의 기독교 박해 또한 온전한 의미에서의 종교적 박해라기보다는, 정치적 목적에서의 사건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다신교는 기독교나 이슬람교 등의 일신교로 변화했는데, 여기서의 중요한 특성은 이원론이다. 선과 악, 물질과 정신의 대립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일신교 자체는 일원론적 세계관을 말한다. 이 경우 악은 어떻게 설명 가능한가? 전지전능하며 선한 신이 어떻게, 왜 악을 만들어냈는가? 기독교에서는 자유의지로 이를 방어하나, 온전한 설명이 될 수는 없다.

 

이처럼, 인류의 역사가 무슨 힘으로 진행되는 지에 대한 설명은 가지각색이다. 인류가 지금껏 통합을 향해왔다고 말할 수는 있겠으나, 그 통합의 열쇠가 무엇인지에 대한 절대적인 답변을 제시하는 길은 요원해 보인다.

 

 

사피엔스 그래픽 히스토리 3: 역사의 배후 | 유발 하라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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